피부과 진료를 받으면서 "신경 쓰지 말고 지내라"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 대개 "신경 안 쓰고 어떻게 삽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많은 피부병에서 정신적 요소가 질병의 경과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순전히 정신적인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다고 생각되는 피부병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알고도 무심히 생각했던 정서적인 장애를 피부의 증상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과적인 치료만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같이 받으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까지 정신과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편협된 경우가 많아서, 정신과에 가보라고 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당신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닙니다" 라고 하면, "내가 미친 놈이란 말이냐?" 고 하면서 펄펄 뛰거나, 그러지는 않더라도 기분 나빠 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사실 정신적으로 완벽히 건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이 아무도 없듯이...
정서적인 문제가 피부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많지만, 특히 다음의 경우들은 비교적 특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