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피부염

접촉피부염이란, 어떤 물질이 피부에 직접 접촉해서(묻거나 닿아서) 생기는 피부의 모든 이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발생기전에 따라 자극성 접촉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있으며 한 가지 물질이 이 두 가지 반응을 동시에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자극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은 매우 많으며, 누구든지 (체질에 관계없이) 일으킬 수가 있는데, 다만, 자극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정 농도 이상 접촉해야 (피부 속으로 흡수되어야) 반응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촉하는 많은 물건들이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은 그 "일정 농도" 이상의 물질이 피부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이, 그 원인 물질과 접촉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물질에 알레르기가 생기는 사람은 없고, 어떤 물질에도 알레르기가 안 생기는 사람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DNCB같은 특정 물질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러니 "나는 알레르기 체질이다" 라든지, "나는 알레르기 체질이 아니다"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입니다. "나는 금속에 알레르기가 있다" 라거나, "나는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중에 가장 흔한 것은 금속입니다. 흔히들 금속 알레르기라고 하지만, 사실은 금속성분 중에 미량 섞여 있는 니켈 성분이 주된 알레르기 물질입니다. 금속 알레르기라고 일단 진단이 된 사람은 신체 어느 부위든지 금속 제품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됩니다.

보이네 피부염도 금속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일종입니다.

머리 염색약이나 고무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도 비교적 흔한 경우입니다.

화장품도 접촉피부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원칙적으로 자극성이 전혀 없는 화장품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화장품이란 여러 가지 물질의 혼합이므로, 화장품에 함유된 각종 물질에 의하여 자극성 또는 알레르기성 또는 복합적으로 접촉피부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얼굴에 습진이 생기면 일단 화장품 일체를 얼굴에 바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료를 위하여 화장을 당분간이라도 쉬라고 권유하여도, "화장을 않고서는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 여성들의 생각입니다. 또 기초화장도 하지 말라고 하면 "피부가 땅기는데요? 주름살 생기는데요? ..." 하면서 깜짝 놀랍니다. 그러나 병든 피부에 화장품을 계속 바르는 것은 피부가 회복할 시간을 늦추는 결과가 됩니다.

우리 나라 여성들은 서구 여성들에 비하여 화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화장이라기보다 분장을 한다고 해야 마땅할 정도로 얼굴을 화장품으로 가리고 다닙니다. 왜 화장을 꼭 해야 하느냐? 누구를 위해서 하느냐? 근원적인 의문을 품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옻나무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입니다. 옻나무는 칠기 공예 등으로 인해서 직업적으로 접촉하는 경우도 있고, 산행을 하다가 우연히 접촉하는 경우도 있지만, 몸에 좋다고 민간처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문제입니다. 별 생각 없이 몸에 좋다는 얘기만 듣고 먹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 위장병에 좋다고, 또는 피부병에 좋다고 알레르기가 치료된다고 옻닭을 삶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옻닭을 삶아 먹으면 내장 점막이 대량의 옻과 접촉하는 결과가 됩니다. 물론 옻나무에 전혀 알레르기가 안 생기는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알레르기가 생기는 경우에는 전신적으로 매우 심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참조: 잔치집에 갔다가)이 생겨서 치료가 오래 걸립니다.

도대체 위장병에 좋다는 것이며 피부병에 좋다는 것은 무슨 근거인지... 만의 하나 좋다고 하더라도 그런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 해야 하는 것인지... 옻닭을 먹어서 효능을 볼 수 있는 것은 딱 한가지 있습니다. 옻을 대량으로 복용해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후에는 옻나무에 접촉을 해도 알레르기 반응이 잘 안 생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도 평생 지속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알레르기 물질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또한 피부병이라는 것은 알레르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니 옻닭을 먹어서 피부병을 치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지요.

독나방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도 주로 여름철이 되면 극성을 부립니다. 나방도 종류가 많지만 보통 독나방이라고 불리는 나방은 크기가 작고 색깔이 짙은 노랑 색에 가깝습니다. 독나방은 날개와 몸통에 붙어있는 먼지같이 미세한 독털이 무수히 많아서 한 마리만 집안에 들어와도 온 식구가 다 가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독나방이 많은 시기에는(주로 여름철)에는 방충망을 철저히 치는 것이 좋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밤에는 집안에 불을 끄고, 마당이나 집밖에 유인등을 달아 놓는 것이 좋습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시멘트 피부염(시멘트 피부염(1), 시멘트 피부염(2))은 시멘트에 포함된 크롬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과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 동반되어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