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피부염)

습진이란 무엇인가?

습진은 피부염과 같은 말입니다. 습진(피부염)이란 가려운 피부병이며 원인이 불확실하고 재발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형태와 양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여러 가지 습진(피부염)을 통틀어서 말할 때는 습진성 피부질환군이라고 부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습진은 습한 곳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습진이라는 말 때문에 "습한 곳에 생기는 피부병"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습한 부위에 생겨서가 아니라 피부병의 모양이 습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습진이라는 병명이 붙은 것입니다.

그리고 습진을 크게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나누는데 급성과 아급성 병변의 경우에는 홍반(빨간 반점), 구진(좁쌀이나 쌀알 크기로 튀어나는 것)을 거쳐 수포(작은 물집)가 나타나는 경우는 누가 보아도 축축하게 보이지만, 이런 경우는 사실 많지 않고, 만성 습진의 경우에는 축축하기보다는 오히려 바짝 마르고 건조하게 보입니다. 따라서 습진이라는 말보다는 피부염(피부의 염증)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혼동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피부과에서 진찰을 받고 나면 "...습진" 또는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 습진이 전체 피부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며, 그 종류도 다양하다는 뜻입니다. 그 중에 흔한 것들 몇 가지만 들어보면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건성 피부염, 접촉 피부염, 화폐상 피부염 등이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아토피성 체질을 타고난 경우에 발생하며,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특징은 선천적으로 가려움증에 대한 역치(견디는 한계)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남들에 비하여 가려움증이 잘 나타나는 경우인 것입니다. 피부발진이 나타나서 가려운 경우도 있지만, 가려움증 때문에 긁다가 여러 가지 피부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렵지 않게 하는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조금이라도 덜 가렵게 하는 것이 치료 목표입니다. 다만, 가려움증을 없앤다고 해서 몸에 다른 해로움이 생기게 하면 안 되겠지요.

아토피 피부염은 발생연령에 제한이 없으나 대개 유아기, 소아기, 청소년기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누는데 유아기의 아토피 피부염을 보통 태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태열이란 말의 원 뜻은 아토피 피부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한의학적 개념이지만, 너도나도 태열이라고 부르기에 편의상 태열과 동의어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유아기의 아토피 피부염은 대개 머리나 얼굴을 중심으로 병변이 나타나며, 특히 볼이 빨갛고 거칠게 나타나거나 진물이 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가려움증 때문에 아이는 머리와 볼 등을 손이나 베개 등으로 비비게 됩니다. 습관적으로 비빈다, 심심해서 비빈다,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 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아기는 가려워서 비비는 것이지 심심해서 비비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유아기의 아토피 습진은 대개 만 두 살이 되기 전에 증상이 없어지며 저절로 소실될 때까지 적절한 치료로 가려운 증상을 호전시킬 수가 있습니다.

유아기 후까지 증세가 유지되거나, 새롭게 소년기에 증세가 생기면, 얼굴이나 팔 다리를 중심으로 증상이 생기나 심한 경우는 전신적으로 발진이 생깁니다. 피부 병변은 대개 건조하고, 빨갛거나 갈색을 띄며, 각질이 생기거나 두꺼워집니다. 매우 심한 가려움증이 지속될 수 있고, 특히 밤에 더욱 심합니다. 어떤 환자들은 피가 나도록 긁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차적으로 세균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가려워 긁는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긁은 상처를 통하여 세균이 침범하고, 세균이 번식하면서 독소를 내뿜게 되고 그 독소에 대하여 피부에서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가려운 병은 오래 방치하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항상 특징적인 병변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아토피성 수족부습진의 경우 손바닥이나 손등, 손가락, 발 등에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진물이 나거나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면서 갈라지기도 하며 수년간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루성 피부염

머리에 비듬이 많다 또는 머리가 가렵다고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만큼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은 흔한 피부병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머리 외에도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부위인 얼굴이나 에도 생길 수 있으며 더 심한 경우 가슴이나 등까지 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에 비하여 전신적으로 심하게 증상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비듬은 아닌데..."하면서 비듬을 보여주는 환자 분들이 많습니다.

비듬은 두피에 각질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입니다. 정상인에서도 비듬히 조금씩은 떨어지지만, 눈에 띄게 심한 경우는 피부에 병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루란 피부 (특히 두피나 얼굴) 에 기름기가 많아지는 현상입니다.
지루성 피부염이란 비듬과 지루 외에 염증으로 인해 빨개지고 가렵기도 합니다.

지루성 두피염이 몹시 심한 경우 가려울 뿐만 아니라 이차 세균 감염으로 인하여 빨갛게 붓거나 노랗게 곪거나, 진물이 심하고 갈라지고 냄새가 나는 등 매우 불편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탈모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나, 대개는 영아기, 중년기, 노년기에 흔히 발병합니다. 영아기 지루성 습진은 머리에 누런 딱지가 끼여서 "새똥이 앉았다"고 흔히 표현하게 됩니다. 치료를 하지 않아도 돐 전에 없어지게 되지만, 저자극성 약용 샴푸 등으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기에게 도움이 됩니다.

지루성 피부염은 치료를 안 받아도 저절로 좋아질 수도 있지만, 치료를 받는 것이 더 빨리 증상을 없앨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재발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 외에 지루성피부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발진 때문에 보기 싫게 되거나, 가려운 증세가 있거나 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두피에 증세가 있을 때는 자주 샴푸를 해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건성 피부염

가을, 겨울에 피부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건성 피부염으로 진단을 받게 됩니다. 건성 피부염이란 피부가 건조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피부는 어느 정도의 습기를 유지해줘야 건강을 유지하는데, 피부에서 수분이 달아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각질층의 각질과 지방질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의 목욕 습관은 때를 민다고 하면서 피부에서 가장 중요한 각질층을 벗겨내는 일입니다. 각질층이 손상을 입으면 표피의 기저층(바닥층)에서부터 세포 분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불규칙하게 각질층이 두꺼워지기에 지저분하게 보이게 됩니다. 피부가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은 이미 손상을 입었기 때문인데, 지저분하다고 또 밀어버리면 피부는 회복되기도 전에 또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기후가 건조해 지는 동절기가 될수록 잦은 목욕, 때 미는 목욕은 조심해야 합니다. 때를 미는 풍습은 우리의 피부건강에 전혀 도움이 안되며, 전 세계에서 때를 미는 풍습은 우리 나라에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건성 피부염의 증상은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갈라지게 됩니다. 마치 가뭄에 타는 논바닥같이 쩍쩍 갈라진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염증반응에 의해 붉은 색을 띄거나 가렵게 됩니다.

치료의 기본은 피부에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것입니다. 목욕시 절대로 때 미는 행위는 금해야 하며, 10분내로 끝내며, 목욕 후에 바로 보습제 (바디 오일이나 로션)를 발라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는 의학적인 치료도 겸해야 합니다.